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11월10일 이탈리아 국채10년물 수익률의 연 7% 돌파 충격으로 전일대비 17.60원 갭업 개장했으나 이날은 6.8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탈리아 충격파를 반영하는 폭이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셈이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의 반응도 전월 17.40원이 급등했던 것과 달리 4.25원 상승에 그쳤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재료 반복에 따른 충격 둔화, 1,160원대 추격매수 부담, 연말 장세 등을 요인으로 꼽았다.
▲이탈리아 리스크 상존 =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상승은 예상됐던 결과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탈리아 우려는 일찍부터 불거진 재료인 만큼 전일 국채 입찰을 앞두고 국채수익률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대감이 없었던 만큼 실망도 완화됐다.
아울러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11월10일 마지노선으로 주목되던 7%를 넘은 바 있다. 당시 유로화는 3빅 가까이 떨어졌다.
전일 이탈리아는 5년만기 국채 30억유로 어치를 매각했고 국채수익률은 6.47%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이 유로존 창설 이래 최고 수준이었다. 유로화는 심리적 지지선이던 1.30달러선을 뚫고 1.29달러선으로 무너졌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유로화는 위험 회피를 반영해왔으나 최근에는 유로존 자체의 문제를 반영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유로화가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더라도 유로-원 숏플레이가 가능할 수 있어 이전만큼 유로화가 달러-원 환율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60원대 레벨 부담 = 달러화 레벨이 지난 11월10일 1,120원대에서 1,160원대로 40원 이상 높아진 점도 이탈리아 충격 둔화에 한 몫했다.
레벨이 높아지자 추격 매수세는 약해지고 외환당국 경계심이 커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 1,160원대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폭이 제한되는 것을 두 차례 확인했다. 1,160원대 상단이 막혀있다는 인식이 강한 상태다.
이는 지난 11월10일과 같이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 7% 돌파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매수세가 집중되던 것과는 달라진 흐름이다.
A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유로가 1.29달러대로 급락했음에도 달러화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1,165.00원 저항선을 못넘기고 종가를 형성한 점이 의미있어 보인다"며 "1,160원대에서 롱플레이는 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연말 포지션플레이 위축 = 연말 장세에 돌입하면서 시장 참가자들이 공격적인 포지션 플레이를 꺼리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달러화는 5거래일 연속 35원 가까이 급등했다. 매수세의 응집력이 약해진 셈이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가 닷새간 지속적으로 상승한 상황에서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변수만으로 추격 매수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B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이탈리아 국채수익률 상승만으로 롱포지션을 구축하기는 쉽지 않다"며 "연말 장세에서 긴장감 있는 추세 형성은 없을 것으로 보여 1,165.00원 전고점 돌파를 하지 못하고 강보합 횡보장세를 보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C시중은행 외환딜러 역시 "11월에 10년물 국채수익률 7% 돌파 때와 비교하면 패닉 분위기는 가라앉았다"며 "1,165.00원 저항선을 넘길지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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