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리스크로 'PF·소상공인 부채·가계부채·2금융권 건전성' 지목
"은행 금융사고 타이트하게 봐야…횡재세는 시장 원리에 반해"
"금투세, 자본시장 활성화 측면서 부정적…폐지 필요"
"가상자산 현물 ETF 허용, 짚어봐야 할 문제 많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과도한 부채가 현재의 경제·금융 리스크를 초래했다고 지적하며, 향후 제도적 개선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김 후보자는 현재 금융시장이 직면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와 소상공인 부담 확대, 가계부채 증가세, 제2금융권 연체율 확대 등 4대 리스크 또한 모두 부채와 연관이 있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5일 중구 예금보험공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부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제도적 지원에 나설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부채에 의존하는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질문엔 "이 자리에선 과한 것 같다"고 선을 그었지만, 과도한 부채를 활용하는 방식이 다양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근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 시한을 2개월 연장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선,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자는 "2개월 연기를 두고 부동산을 부추기느냐는 평가가 있는데 이는 과한 해석이다"라며 "자영업자 대책과 PF 점검 결과 등이 8~9월에 방향성이 나오는 만큼 상황을 조금 보고 가자는 측면으로 이해하고 있다. (2단계는 9월 초부터) 예정대로 실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가계부채 증가세에 대해서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2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줄었는데 이는 리스크가 총량적으론 늘고 있지 않다는 의미"라며 "최근 일부 늘긴 했지만 올해도 연간으로는 하락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리스크는 남아 있다고 보고 그간 해온 대책들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지 들여다 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발생 중인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더 타이트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자이익을 통한 은행권의 막대한 수익에 '횡재세'를 부과하려는 논의가 지속 중인 것과 관련해선 "시장의 원리에 반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하며 "다른 방식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는 자본시장과 관련한 이슈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은 자본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폐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선 "기본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과실을 주주에게 나눠 기업·소액주주가 같이 성장하게 하겠다는 게 취지다"며 "자본시장 활성화나 기업들이 자본을 원활하게 조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 이슈로 한국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제동이 걸렸다는 지적에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MSCI 편입은 공매도 뿐 아니라 몇 가지 다른 허들도 있다"며 "내년 3월까지 시스템을 잘 갖춰 불신을 해소하고 불공정을 차단할 수 있는 조치를 한 뒤 재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MSCI 편입 얘길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현물 ETF를 승인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아직까진 짚어봐야 할 문제들이 남았다는 게 김 후보자의 판단이다.
이날 김 후보자는 금융감독원과의 관계 설정 문제와 금융위 내부의 '기수역전' 우려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김 후보자는 "차관으로 있을 때도 금감원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금융위와 금감원은 제도적으로 협력하고 함께 가야 하는 기관들이다. 금융시장 안정과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어 "최연소 금융위원장 얘기가 좀 있는데 이는 기재부 1차관을 했을 때도 구조가 비슷했고 이 과정에서 어려움은 전혀 느끼지 않았다"며 "(금융위에서도) 개의치 않고 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경제·금융·통화당국 간 최고위급 협의체인 'F4 회의'에서의 역할과 관련해선 "어려운 시기에 시장을 안정화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본다"며 "굉장히 호흡이 잘 맞았던 것으로 아는데 이러한 전통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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