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과 한미 관세·안보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최종 합의를 소화하며 1,450원 중후반대로 내렸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26분 현재 전장대비 8.50원 하락한 1,459.20원에 거래됐다.
달러-원은 전장보다 4.20원 오른 1,471.90원에 출발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0분간 1,474.90원까지 오르며 전날의 고점(1,475.40원)을 위협했다.
코스피가 2%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이날 외국인이 1조원어치 넘는 주식을 순매도한 점이 장 초반 환율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당국이 외환시장의 핵심 매수 주체인 국민연금과 논의를 시작했다는 소식이 곧 전해지면서 달러-원은 순식간에 급락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거주자의 해외투자 확대 등으로 외환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구 부총리는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 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구두개입성 발언을 냈다.
당국은 국민연금과 환율 안정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단계라면서, 앞으로 세부적인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에 달러-원은 한때 1,455.90원까지 미끄러졌다.
같은 날 한미 정상회담 공동 팩트시트가 최종 확정됐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팩트시트 세부내용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자동차부품·원목·목재·목재제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했다. 다만 관세 인하의 구체적인 시기는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으나, 건조 장소 및 시기는 적시하지 않았다.
한편, 외환당국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에서 수출기업들을 만나 외환수급 불균형 해소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이날 밤에는 미국의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제프리 슈미트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의 연설 등이 예정돼 있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7.0825위안에 고시했다. 전장보다 0.06% 절상고시했다.
달러인덱스는 99.18대에서 보합세를 이어갔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7.0954위안으로 하락했다.
외국인들은 통화선물시장에서 달러 선물을 5천계약 가까이 순매수했다.
◇ 오후 전망
외환딜러들은 이날 오후 달러-원 환율이 1,460원선 부근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후에도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환율이 상승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오전에 환율이 하락했다"면서 "당국의 추가 개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오후에 환율이 상승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딜러는 "오늘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대규모로 순매도했지만, 당국 발언을 소화하면서 환율이 많이 빠졌다"며 "오후에도 하락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장중 동향
달러-원 환율은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달러-원 1개월물이 오르면서 전장보다 4.20원 오른 1,471.90원에 개장했다.
장중 고점은 1,474.90원, 저점은 1,455.90원으로 장중 변동 폭은 9.00원을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 예상 거래량(화면번호 2139)에 따르면 현재 시각 기준으로 거래량은 약 57억달러 수준이다.
같은 시각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천42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고, 코스닥에서는 1천38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달러-엔 환율은 뉴욕장 대비 0.015엔 오른 154.550엔, 유로-달러 환율은 0.00008달러 하락한 1.16329달러에 거래됐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43.13원을 나타냈고, 위안-원 환율은 205.45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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