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지난주 말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주가 급락 배경으로도 꼽힌 일본 메모리반도체 기업 키오시아홀딩스(TSE:285A)의 실적 충격이 증시 버블 우려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일지 주목된다.

연합인포맥스 주식종합(3011)에 따르면 지난 14일 SK하이닉스 주가는 8.50% 내린 560,000원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5.45% 떨어진 97,200원으로 각각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에만 SK하이닉스를 1조5천796억원, 삼성전자를 6천508억원 순매도했다.

앞서 하루 전 키오시아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등을 중심으로 부각된 거품론이 투자심리를 훼손했다고 분석된다.

키오시아는 2025년 7~9월기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 실적을 발표했다. 순이익은 406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감소했다. 14일 키오시아는 개장 직후부터 3천엔이 빠지면서 하한가를 기록했고 사실상 가격이 더 내려가지 못하는 '하한가 매도 정지' 상태에 빠졌다.

이번 주가 폭락 사태를 두고 일본 언론과 시장 참가자들은 "AI·메모리 업황에 대한 기대를 과도하게 반영한 주가가 실적과 전망이라는 현실에 의해 조정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이어진 미국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조정받으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고 풀이된다.

일본 증권가에서는 키오시아가 상한가를 반복하는 등 랠리를 연출한 것을 두고 "주가가 이미 미래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태였기 때문에 실적과 전망이 컨센서스를 조금만 밑돌아도 조정 폭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진단했다.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하기 쉬운 국면이었다"고 목소리를 냈다.

키오시아는 최근 낸드 수요 확대 기대감 속에서 지난 11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고, 2024년 12월 상장 당시 공모가 대비 주가가 10배가 되는 이른바 '텐배거' 달성을 눈앞에 둔 상태였다.

필립증권의 이즈미 요시하루 수석 애널리스트는 "키오시아는 대형 고객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가격을 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 측이 가격 추이를 신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지 증권가 일각에선 AI가 이끄는 장기 성장 기대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시각도 여전한 모습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 국면이 저가 매수할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다"며 "상장 이래 최고가에서 30% 넘게 하락하며 일단 보류된 텐배거의 타이틀도 AI 기대가 실적에 의해 뒷받침되기 시작한다면 그 달성 시점이 그리 머지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가능하다"고 논평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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