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지난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으로 과열됐던 롱심리가 한 차례 진정된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 방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지난주 달러-원 환율이 1,470원 중반대까지 오버슈팅(일시적 폭등)하며 과열된 롱심리를 보이자 이를 식혀줄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지난 14일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에 이어 한미 협상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시기적절하게 발표됐다.

여기에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레벨에 근접했다는 시장의 판단이 시장의 추격 매수세를 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날 달러-원은 탄탄한 결제 수요에 예상보다 강하게 반등했다.

11월 3일~17일 달러인덱스(왼쪽)와 달러-원 일별 추이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은 지난 17일 1,451.00원에 하락 출발했으나 장중 하락분을 모두 반납했다.

정규장에서는 1,460원선 부근에서 상단이 제한됐으나, 야간 연장거래 시간대에는 한때 1,463.0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의 조정 국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이 12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가리키면서 달러인덱스를 밀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전날 달러-원의 반등 흐름을 '롱추세의 재개'로 보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동시에 롱청산이 곧 '숏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즉, 지난주 당국의 개입성 메시지로 롱포지션이 상당 부분 정리되긴 했지만, 일부 포지션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A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장이 조용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증권 매수세로 결제 수요가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 수준의 움직임을 두고 롱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포지션이 정리된 상황에서 실수요가 계속 붙는다면 다시 (달러) 강세로 갈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B증권사의 딜러는 "매수 심리가 조금 있는 것 같지만, 추세 자체가 롱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환율이 하락하려면 다른 큰 재료들이 필요한데 마땅한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당국이 대기업과 만나 외환시장 안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수급 측면에서 네고(달러 매도) 물량이 충분히 나오지 않는 이상 달러화 매수 우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외환시장 관계자는 "급하게 포지션을 정리해야 할 사람들은 지난주 대부분 롱을 털었겠으나, 급하지 않다면 계속 들고 있을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롱청산을) 할 사람이 없다면 달러-원은 실수요에 의해 슬금슬금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번만큼 강하지 않더라도 완만한 상승 모멘텀을 나타낼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2월 금리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향후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환율의 방향을 가를 주요 변수라고 봤다.

아울러 외환당국이 달러 수급의 안정화를 위해 향후 수출기업들과 협의를 통해 내놓을 후속 세부대책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환열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의 구두개입이 시장의 롱심리를 일부 완화하면서 롱청산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강달러 흐름 속 엔화·위안화·유로화 등 이종통화의 약세를 추종하는 투기성 플레이도 나오고 있다 보니 현재 포지션을 완전한 중립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이어간다면 달러화도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jy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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